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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MSI 서비스 센터를 다녀와서..

 요 며칠새 개나리는 조용히 지냈습니다... 귀퉁이가 깨지고 껍데기도 여기저기 깨진데다 액정도 멍들어서 하단 작업표시줄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터미널 작업으로 잘만 썼던 개나리 넷북(Cobuntu on U100)이 재부팅후에 갑자기 부팅도 심각하게 느려지고, 리눅스를 재설치 하는데 무려 USB 부팅만 30분이 넘게 안되는 상태가 계속되서 옷장속에 모셔놓았다가 용산 출장일정이 잡히자마자 챙겨갔습니다.

 고등학교때 현장실습을 겸해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용산에 제발로 다시 찾아가는 날이 올줄은 몰랐습니다. MSI 서비스 센터는 무려 용산에만 있다는 정보를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언젠가는 가게 되겠구나 싶었는데 그날이 어제였지요... 어쨌든 용산역에 내려서 자연스럽게 전자상가 반대편 출구로 나와 신용산 지하도를 거쳐 추억의 장소인 선인상가를 지나던 찰나에 어렵지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블로그와 지도만으로 서비스 센터가 어디인지 당췌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직접 와보니 생각보다 찾기 쉬웠습니다.



 사진 없습니다...

 MSI 서비스 센터는 선인상가 큰 입구 바로 앞에 있습니다 -ㅅ-...
 용산역에서 내려 전자상가쪽 출구로 나오면 큰 간판이 보이면서 '내가 가야할 곳은 저기다!!!' 를 외치게 될겁니다. 찾기 쉬웠습니다. 구글맵을 얼릉 꺼버리고 뚜벅뚜벅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들어가보니 역시나 사진속에서 봤던 상담창구가 있었고 서비스 센터의 자랑인 카페는 그 오른편에 따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번호표를 뽑으니 12번이더군요. 다들 하나씩 노트북을 들고 있었고 어떤 아저씨는 일체형 PC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 저런거도 있었네... 하면서 빈자리에 털썩 앉아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조금있다가 수리 의뢰서를 작성해야한다는 것을 알고는 부랴부랴 종이를 꺼내 의뢰서를 써내려갔습니다. 시리얼 넘버 적으라는 부분도 어렵지 않게 찾아서 적었고.....

 그리고 곧이어 딴짓을 하다 제 차례가 되어 제 인생 4번째로 A/S 센터직원과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3번째는 엊그제 지난주께 찾아간 모토로라 센터...) 

 이래저래 묻고 시리얼 넘버를 바코드로 삑!! 찍고(이 때 '저 여기 처음왔어요 ㅇㅅㅇ...' 라는 완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지요.), 복구용 외장하드를 꽂아 확인해보니 이거 암만봐도 하드디스크 문제 생긴거 같다면서 추가비용 없이 하드 교체만 하면 될거 같다고 했습니다. ('만세 ;ㅂ;!!!!') 아~ 저는 잦은 충격으로 메인보드가 아예 맛이나가서 그런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넷북을 점검하는 동안 가만히 생각해보니 하드가 충격에 약하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기억속에서 끄집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로이양을 가지고 놀다가 벽돌이 되어 그자리에서 다시 낸드로이드 복구를 하는 동안, 연예인 이름을 가진 그 직원분이 넷북을 들고 들어갔다 나오면서 고스트로 부팅되는 모습을 확인시켜주고는 30분 정도 걸리니까 다른거 하고 계시라 해서 쫄래쫄래 포도주스를 뽑아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깨짝깨짝 인터넷좀 하다가 포도주스를 원샷하고 나와서 다시 겜질좀 하더니 절 부르길래 다시 상담창구로 갔습니다. 

 오 ;ㅂ;!!!
 
 윈도우 설치과정이 진행되고 있었고 과정이 끝나고 무선랜 접속만 잠깐 확인하고는 바로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과정은 이러했습니다. 시리얼 넘버가 바로 확인이 가능해서 보증기간이 어쩌내 하는 얘기로 왈가왈부한 적도 없었고, 별다른 입고절차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원인을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서비스 기간 얼마 남았는지 물어볼걸 그랬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다른 일을 볼 수 있는 카페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 음료는 공짜, 직원분들의 친절한 대응 (것도 밥시간이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배달원이 철가방을 두개나 들고 오더군요;;;;;;)에 만족하면서 기분좋게 나왔습니다. 근 일주일 사이에 A/S 센터를 두군대가 가면서 둘다 기분좋게 나오고 보니 정말 제 주관대로 물건을 제대로 골라 적절하게 서비스를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환불이라든지 뭐든지간에 담당자랑 한 번 싸워보자는 각오로 센터를 찾아가서 실갱이를 하고, 실제로 그 지원군으로 몇 번 찾아간 적도 있습니다. 일단 용산에서 일해봤고 컴퓨터쪽으로 그래도 좀 많이 알고있고 하니까 담당자랑 기술적인 문제로 얘기를 하면 말이 잘 통할것 같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찾아가보면 그런 문제 때문에 싸우는 모습은 거의 본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 서로 입장을 주고 받으면서는 주장을 잘 펼치면서 담당자를 설득(???, 서비스를 의뢰하는데 담당자를 설득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되지만...) 하긴했지만 그 이후 반응에서 서로 트러블이 생겨 결국 언성을 높이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런식으로 이미지가 안좋아진 회사들 여럿 있지요...

 TM 알바같은거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인바운드든 아웃바운드든 나랑 전혀 관계없는 생판 남을 상대로 스스로를 낮춰가며 사람상대하는 일이 쉬운게 아닙니다. 한 사람이 전세계 사람을 100%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한다는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거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실 수 있을겁니다.

 똑똑한 소비자는 센터 직원급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덤벼들어 서비스 직원을 설득시켜 내가 원하는 것을 돈 한푼 안들이고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분명하게 받아 이를 원만하게 처리하여 평생고객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회사에게 정확하게 의사전달을 하여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는 A/S 를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소비자 인식과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을 보지말고 멀리 보자 이거지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아직 선진국의 롤모델을 따라가려는 나라이면서 동시에 정보화가 빠르게 이루어져 소비자들은 그보다 많은 정보를 얻어 아는 것이 많아지다보니 요구하는 것이 많아져 서로 균형이 안맞아 생기는 사례들이 많지않나 싶습니다. 외국 A/S 불만사례들을 모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소비자 정책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역시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겠죠? 물론, 잘못하는 회사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남이 원하는 것을 먼저 줄 때 내가 원하는 것을 뭐든지 가질 수 있다는 지그 지글러의 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P S : 그리고 그날 퇴근 직전에 모토로라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서비스 만족도에 대한 상담원 설문조사였지요. 수리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전체적으로 친절하게 잘 대응해주었다 하면서 4.5 점을 주었습니다. 그러고보니 광진구 갔을 때는 이력 다 남겨놓고는 전화 한 번 없었네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닥 좋은 소리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전화를 안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또...(이놈의 의심병 -ㅅ-;;;;;) 아무튼, 이젠 소프트웨어적 부분은 전부 스스로 해결 가능한 경지에 올랐으니 아끼고 사랑하면서(???) 보증기간, 약정기간 마치고 새 모델을 입양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